[풍경이있는여행] 230km에 이르는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초록 바다를 넉넉히 품고 노을 빛 가득한 태안을 만난다 | KBS 20111015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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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 On Premiered Apr 6, 2023

[풍경이있는여행] 다시 만선을 꿈꾸다 - 충남 태안군

■ 백사장항에 뜬 만선의 꿈
바다와 함께 울고 웃는 태안 주민들. 그들에게 바다는 곧 삶이고 전부다. 두 달간의 금어기를 끝내고 지난 8월 중순 가을 꽃게 출어에 나선 꽃게잡이 어선들. 아직 기지개도 켜지 않은 이른 아침의 바다, 그 바다를 가르고 백사장항에 배들이 속속 도착한다. 어부들의 값진 노동의 선물은 곧바로 백사장항 근처에 위치한 안면도 수협 경매장으로 운반된다. 입찰 경쟁자들이 가격을 놓는 현란한 손가락 제스처와 경매를 부추기는 노련한 경매사의 목소리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그 치열한 삶의 현장이 2007년 대형 기름유출사고로 폐허가 된 태안 땅을 회복시켰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오늘도 태안은 만선의 꿈을 꾼다.

■ 서해가 숨겨놓은 신의 비밀정원
만리포 해변 근처에는 태안이 숨겨놓은 비밀정원이 있다. 1979년 한국으로 귀화한 미국인 민병갈 씨에 의해서 조성된 천리포 수목원이다. 이곳이 ‘신의 비밀정원’이라 불린 이유는 개장한지 40여 년 만에 일반인에게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철저한 품종 관리와 희귀식물 보호를 위해 허락 받은 식물연구자나 후원회원만이 출입할 수 있었다. 1만 3천여 종류의 식물을 보유한 이곳은 2000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국제 수목학회에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 인증을 받았다. 온전히 ‘나무를 위한 숲’을 만들고자 했던 민병갈 씨의 철학대로 수목원의 식물들은 인간의 간섭을 최소한으로 받으며 최상의 빛과 모양을 뽐내고 있다.

■ 천년의 고요 마애삼존불상을 품은 백화산
멀리서 보면 하얀 꽃이 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름 붙은 산, 백화산(白花山). 정상에 오르면 북쪽으로는 가로림만, 서쪽으로는 만리포 앞바다, 남쪽으로는 천수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경사가 완만하고 산세가 험하지 않아 태안 주민들이 가볍게 찾는 일상의 쉼터 같은 친근한 산이다. 백화산 중턱의 천년 고찰 태을암에는 우리나라 마애 삼존불의 시초인 ‘동문리 마애삼존불상(국보 제307호)’이 천년의 고요를 머금고 있다. 백제의 대표적인 마애불 중 하나로 세계 어느 곳에도 유례가 없는 ‘2불 1보살상’의 기이한 삼존구도를 가지고 있다. 백제시대 중국으로 가는 요충지였던 태안, 큰 바다를 건너야 했던 뱃사공들에게 평안과 위로를 주었을 온화한 보살의 미소가 시대를 뛰어넘어 아직도 빛나고 있다.

#태안 #비밀정원 #백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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