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이주노동자들이 털어놓는 '한국살이' (KBS 2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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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 On Aug 25, 2024

[시사기획창 '니산의 대한민국은 아직 없다' 중에서]

한국에 들어온 지 10년 전후의 네팔 노동자들이
모처럼 네팔 식당에 모였습니다.

숙련기능인력 비자인 E7-4를 취득한 쿠시람(36세), 듀랄(36세), 라주(38세), 어닐(30세)씨와 단순노무인력비자 E9 비자 소지자인 거네스(35세) 씨입니다.

[인터뷰] 라주/ E7-4, 38세
오랜만에 네팔 음식을 먹네요.
[인터뷰] 거네스/ E9, 35세
마치 네팔에 있는 것 같아요

한국은 단순노무인력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노동자의 수를 국가별로 제한합니다.
입국을 위해 몇 년씩 기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거네스·듀랄·어닐/ 네팔 노동자
- 네 많이 기다렸어요
= (입국자격) 유효기간 2년이 끝났는데 6개월 연장해줘서 들어왔어요
- 우리랑 함께 공부하던 형님도 4년째 시험만 보고 있었어요
= 요즘은 기능시험까지 추가돼서 거기서도 탈락하는데 한국어만 해서는 오지도 못해요

한국에서의 적응 과정 역시,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쿠시람·거네스·라주/ 네팔 노동자
- 미역국이라는 게 나왔어요 채소라고 생각해서 막 먹었는데 배탈이 났어요.
= 더히(요거트)를 뭐라고 하는지 몰라서 1년 동안 못 먹었어요. (웃음) 매번 가는 마트의 우유 옆에 요거트 있었는데...
- 한국말이, 네팔에서 배운 거랑 여기서 실제로 쓰는 거랑 완전 다르더라구요. 네팔에서는 존댓말, ““높임말””만 배웠는데….
= 네팔에서는 ""다, 다, 다"" 이런 동사 어미만 공부했는데 그런데 여기 와보니까 서울말이 따로 있고 부산에 왔더니 ““사투리””를 쓰잖아요. 서울말은 그나마 알아듣는데 부산에 오면 ”“—지예”“ ”“--하노”“이러니까 못 알아듣는거죠.

그렇게 힘겨운 적응 과정을 거쳐 일을 하다 회사의 추천을 받고 소득조건, 한국어, 나이 등의 점수를 맞춰내면, 숙련기능인력 비자 E7-4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듀랄·라주/ 네팔 노동자
- 아내도 한국에 데려왔어요. 그런데 일을 못하게 하니까 나를 기다리면서 하루종일 잠만 자고 있어요. 한국 상황에도 안 맞잖아요? 한국은 근로자가 부족하다고 난리인데 일할 수 있는 사람(부인)이 하루종일 잠만 자고 있어요. 가족을 데려오면 별도의 방을 얻어야 되고 생활비가 올라가죠
= 아이들 교육비도 올라가서 힘들었어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면 1인당 40만원 정도 내요.
- 한국사람은 안 내도 된다던데요?
= 거기에 월세까지 올라가서 생활비 부담 때문에 2년 만에 가족을 네팔로 돌려보냈어요

E7-4의 획득과 유지, 갱신에는 다로운 조건들이 붙어있습니다.

[인터뷰] 어닐·거네스·라주/ 네팔 노동자
- 연봉을 2600만원 이상으로 꼭 만들어야 되는데
= K-point예요?
- 아니요. K-point는 2500만원이고, 제가 신청할 때는 2600만원을 채워야 했어요.
= 회사에 있는 한국인 수에 따라서 E-7-4 숫자가 제한돼요.
- 10년 일해서 숙련도가 높은 사람에게는 E-7-4를 줘야 하는데 숫자가 제한돼 있으니까 숙련된 사람도 신청을 할 수가 없게 되죠.
= E-7-4를 취득한 뒤에 회사를 옮기는 것도 문제가 많아요.
- 계약 기간만이 문제가 아니에요. 2년 계약 기간이 끝나도 고용주의 동의서가 꼭 필요해요
거기에 추가로 회사의 경영악화 문제나 왜 계속 고용을 못하는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야 돼요.
= 실제로 회사에서 이직을 동의했는데도 못 옮긴 경우가 있다고 들었어요. 지역마다 다르다고 하더라구요
- 맞아요 인간은 모두가 더 좋은 도시로 가고 싶어하잖아요.
= E74나 지역영주비자를 받은 그 지역에서 다 다른 곳으로 가버리면 그 지역의 생산력이 멈춰버릴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지역이동제한을 둔 것 같아요. 만약에 우리가 기술을 배워서 자격증을 땄다고 쳐요. 그 자격증으로 더 나은 회사에 가서 일하고 싶어도 안되는 거죠.
- 사람들이 새로운 공부를 하고 기술을 배워서 오래 여기서 일하고 싶어도...
= 잘 안하게 되죠.
- 이 비자 시스템 때문에.

만약 한국으로 오기 전 과거로 되돌아간다면, 다시 한국에 오고 싶을까?

[인터뷰] 듀랄·쿠시람·어닐/ 네팔 노동자
- 솔직히 말하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면 미국으로 가고 싶어요. “한국이냐? 미국이냐?” 하면 누구나 미국을 선택하죠
= 미국이 좋긴 하죠
- 하지만 한국과 다른 나라들을 비교한다면 한국을 선택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자국민과 외국인에게 같은 임금을 주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거예요. 또 다른 것은 한국에는 신분차별이 전혀 없어요. 네팔에서는 높은 신분과 낮은 신분이 밥도 같이 안 먹잖아요. 한국에서는 우리가 사장님과 같은 테이블에서 같은 접시에 반찬도 나눠먹잖아요.
- 상동면 매리 우리 회사에 네팔인 40명 있어요. 한 한국인 ““형님””이 있는데 그렇게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병원에 가야하거나 기차표를 사야하거나 무슨 일이라도 형님한테 얘기하면 다 해결돼요.
= 어머니 처럼 해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아플 때 엄마처럼 음식도 가져다 주고 괜찮은지 물어보고 걱정도 해줘요. 그럴 때마다 ”내가 정말 외국에 있는 건가?“ 그런 생각도 들어요.
- (중간에) 도와주는 사람도 많죠. 저는 20살쯤에 한국에 왔어요. 성숙하지 않은 상태였죠.
런데 사장님이 “안전하게 일해라.” “다치지 말아라” “너희나라로 돌아가서도 계속 일해야 하니까 기술도 배워라.” 그런 말들을 해줄 때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 여러 세대에 걸쳐서 발전을 이룬 이 나라에 와서 우리도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한국 정부에 감사하고 싶습니다.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죠. 나 개인도, 우리 가족도, 네팔 사회와 국가까지. 해외송금으로 경제가 돌아가는 나라잖아요.
- 벌써 한국에서 10년이나 살았는데 앞으로 얼마나 살게 될지 모르지만…경제적으로, 기술적으로도 너무 감사합니다.


방송일시: 2024년 8월 20일(화) 밤 10시 KBS 1TV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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