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 산 너머 남촌에는 (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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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 On Premiered May 15, 2019

노래 이야기

1960년대를 대표하는 목소리. 이미자 선배님과 더불어 '꾀꼬리 가수'로 불리웠던 박재란 선배님의 노래 '산 너머 남촌에는'입니다. 박재란 선배님의 청아하고 선명한 음색에 군더더기없는 깨끗한 창법은 언제 들어도 우리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줍니다.

동시대를 대표하는 한명숙, 현미 선배님과 함께 1960년대 여가수 트로이카의 전성시대를 이끌어 내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사실 박재란 선배님을 '트로트' 가수의 범주에 넣어 생각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발표한 곡들을 천천히 듣다 보면 사실 트로트 곡은 거의 없고 룸바, 폴카, 차차차 등 리드미컬한 곡들이나 심지어 클래식 가곡에 가까운 노래들이 대부분입니다.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진정한 팔색조로서의 매력을 보여주셨지요.

1938년생이시니 올해로 벌써 팔순이 넘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신곡을 발표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음악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보여주고 계시는 모습은 저를 포함한 후배가수들에게도 큰 교훈과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4살 때 충남 천안으로 이주해 성장하신 박재란 선배님은 어릴 적 부터 남다른 가창력의 소유자였다고 하네요. 10대의 나이에 미8군 무대에서 활동을 하며 탄탄한 경험을 쌓고 군예대에서 활동하며 정식 데뷔를 하게 됩니다. '뜰 아래 귀뚜라미'라는 곡을 취입한 이후 '럭키모닝', '님'(창살 없는 감옥)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히트곡들을 연이어 발표하며 스타 가수의 반열에 오르게 되지요. 전국 각지에서 '박재란 쇼'가 공연되는 날이면 몰려드는 관객들로 인해 인산인해가 되었다고 합니다.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아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익은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때 나는 좋데나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그리 고울까
아 금잔디 넓은 벌엔 호랑나비떼
버들가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오리
남촌서 남풍 불 때 나는 좋데나"

파인 김동환(巴人 金東煥) 시인이 1927년 '조선문단'을 통해 발표한 서정시 '산 너머 남촌에는'은 학창시절 우리에게도 친숙했던 유명한 시입니다. 3연으로 된 시의 첫 2절을 그대로 가져와 김동현 선생님이 곡을 붙여 6/8박자의 곡으로 재탄생되었습니다. 이 노래 외에도 '산 너머 남촌에는'은 김규환 작곡의 작품으로 발표된 가곡으로도 유명합니다. 처음 김동환 시인을 통해 시가 발표되었을 때 '남촌'은 이상과 행복의 나라였지요. 아직 도착하지 못한 산 너머의 희망을 꿈꾸며 일제 치하의 슬픔을 달래던 민족의 한을 담은 시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1965년 박재란 선배님을 통해 가요로 '산 너머 남촌에는'이 발표되었을 때에도 이 가사는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경제적으로 몹시 어려웠던 시대상을 생각해 볼 때, 삶에 지친 국민들에게 위로가 되었던 것이지요. 1920년대에도, 1960년대에도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따뜻한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깊어가는 봄, 이 노래를 듣다 보면 향긋한 풀내음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우리들 각자에게 '산너머 남촌'은 어떤 의미일까요?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에 있다고 하지요. 산 너머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을 맞으며 더 큰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기로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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