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 오디오북] 어머니 三題[삼제] ∖김남천 작가∖ 팔아서 장사밑천 하자는 남편의 말도 듣지 않고, 간직해온 패물, 아들 장가갈때 새 며느리에게 주려했지만 필요없다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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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 On Mar 6, 2023

작품 : 어머니 三題삼제
작가 : 김남천
설가. 1911년 평안남도 성천(成川)에서 태어났다.
1926년 잡지 「월역(月域)」의 발간에 참여하였다.
1931년 「공우신문」 을 발표하였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대해 고민하였다.
그의 작품으로는 「대하(大河)」, 「맥(麥)」, 「경영」 등이 있다.

분문 중
1. 銀 佩 物[은패물]
보통학교 들어간 이듬해 여름 방학이니까, 태권이가 열 살 났을 때의 일이
다. 오래간만에 장마가 개어서 태권이는 아침부터 강가에 나가 장정들이 거
칠은 붉은 물결 속에서 반두로 고기를 잡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다. 한 반두
훑어내는데 날비녀, 어해, 메기, 모래무지, 쏘가리 같은 것이 두세 사발씩
들어오므로 한나절을 부지런히 쫓아다닌 아이들에겐 개평으로 한 뀀챙이는
실히 될 고기를 나누어주었다. 태권이는 그것을 버들 꼬챙이에 정성들여 꿰
어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점심때가 기울어서 적지 않게 속이 쓰렸다. 그래
도 물고기를 끓여서 점심을 먹으리라, 그때까지 어떻게 배 고푼 것을 잊을
수 있을 건가, 반찬이 되는 동안 한길로 나와서 동무들과 함께 매미를 잡으
러 갈까.…… 집 안대문을 들어서니까 어머니는 방안에서 장롱문을 열고 옷
을 꺼내어놓고 있었다.
“엄마 이거 어서 끓여줘…….”
바른손으로 번쩍 쳐들어 보이며 댓돌에 올라서서,
“뭐 해? 옷가지는 왜 다 꺼내놓는 거야?”
그때서야 어머니는 옷을 채국채국 덤여놓던 손을 놓고 태권이 쪽을 건너다
보면서,
“너 고기 많이 얻어왔구나. 이 더운데 …….”
그러나 벌떡 일어서서 그의 고기를 받아주지도, 이마에 매달린 땀을 씻어
주지도 않고, 다시 고개를 수그린 채 이번은 의복이 아니고 길쯤길쯤한 네
모진 자줏빛으로 된 함을 모아놓고 있었다.

*한국인이라면 읽어야할 현대문학 중 한편을 오디오북으로
낭독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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